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801576
한자 住生活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진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진명숙

[정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의 주택과 주거지에서의 삶.

[개설]

진안군은 기후적으로 남부 내륙 지역에 속하지만 기온의 연교차가 심하고 겨울이면 전라북도 내에서 무주군 장수군과 함께 가장 추운 지역에 꼽힌다. 오늘날처럼 기름보일러나 심야 전기가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추위를 견디는 것이 주거 생활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마을 대부분의 집들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전면에 거적을 대고 비닐로 둘러쳐 겨울을 나는 일이 많았다.

[전통적 주거 양식]

양지가 바른 곳에 지어야 병이 적다는 생각으로 대부분 남향으로 집을 지었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동향이나 동남향으로 지었으며, 북향이나 서향은 극히 드물다.

살림집은 전체적으로 남부 내륙 지방의 ‘一’자 형 전퇴 3~4칸의 평면 구성을 보이며 예전에 지어진 집이 남아있는 곳은 많지 않다. 목재 골격에 초가지붕이고 출입문은 대개 방 하나에 하나씩 있어 방은 어두웠다. 부엌 면적은 약 36~43㎡[11~13평] 크기의 토벽으로 겨울에는 보온이 잘 되지 않았고 나무 울타리에 나뭇가지로 엮은 사립문을 달아 사용하였다.

통상 3칸 부속 건물이 1동 있어 나무를 쌓아두는 헛간이 있었는데 각종 농기구를 넣어두는 창고 역할을 하는 건물이며 가축을 기르는 축사 역할을 하였다. 생활이 좀 나은 집에는 문간 부속 건물에 사랑방이 있어 일꾼들이 머물렀다. 대부분의 주택은 목조 건물이었고, 벽은 흙으로 발라 헌 신문지나 파지 등으로 도배를 하였다. 측간에는 돼지를 키우기도 하였는데 돼지 막사 위에 통나무를 걸쳐놓고 2층을 만들어 거기서 대변을 보면 돼지가 그것을 먹도록 하여 대변도 처리하고 돼지 먹이도 해결하고 퇴비도 만드는 축사 겸 측간이었다. 최근까지도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런 풍습이 남아 있다.

[1980년대 초 성수면 상념북 마을의 주거]

『한국 민속 종합 조사 보고서』가 발행될 1985년 당시 진안군 성수면 상념북 마을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안채의 평면 구성을 보이는 집은 ‘ㅡ’자 형 3칸 집이었다. 공간의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중에서 가장 일반적 평면은 부엌·큰방·작은방 구조로서 부엌은 칸반 혹은 바깥 퇴에 살강과 나뭇간을 시설하는 1.5×1.5칸의 크기이며 큰 방 앞 퇴에는 마루를 깔고 작은방 뒤쪽에는 반 칸 크기의 아낙네 방인 도장방을 시설하였다. 이와 같은 도장집은 산간 지대 혹은 고식(古式)이며 평야 지대에서는 3칸 전퇴집이 일반적이었다.

집의 평면 구성은 안채·아래채·사랑채·행랑채·헛청간·헛청·외양간·잿간·광채 등 조금씩 서로 다른 공간 구성을 보이며, 집안의 시설은 창호·경영·취사·수장·정원 시설과 부대시설로 나뉜다.

[1980년대 초 상념북 마을 송창호 가족의 주생활]

1980년대 초 진안군 성수면 구신리 상념북 마을 송창호 가족의 주생활은 다음과 같다. 안방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작은 딸이 사용하고, 둘째와 넷째 아들은 문간의 아랫방을 사용하였다. 웃방은 손님이나 아들, 며느리가 왔을 때만 사용하였다. 가족 모임이나 식사는 모두 안방에서 하였다. 외부 공간인 안마당은 가을에 타작, 여물 썰기에 이용되고 뒤뜰은 장광으로 사용되었다.

5시에 모두 일어나 남자들은 논일을 하고, 어머니는 식사 준비를 하였다. 아침 식사 후 아버지는 논에, 어머니는 밭에, 둘째는 밭이나 논에, 막내아들과 막내딸은 학교에 갔다. 취침은 각자의 방에서 하였다. 변소는 안채와 마주 보고 있는 헛간채의 외양간 옆에 따로 있고, 그 옆은 잿간이다. 요강은 겨울에 안방에서 사용하였다.

부엌일은 주로 어머니가 하며 나무를 사용하여 밥을 짓고, 구들을 데우지만 여름에는 따로 화덕을 설치해 밥을 지었다. 나무는 헛간에 두었다. 상수는 부엌 앞 수도를 사용하였고, 하수는 천개 하수로를 이용하였으며, 빨랫줄은 마당에 대각선으로 연결하였다.

[너와집과 귀틀집]

너와집과 귀틀집 등은 산간 지역의 특징적인 주거 양식이다. 너와집은 너와로 지붕을 인 집을 말한다. 너와는 지붕을 만들 때 기와처럼 쓰는 재료로, 널빤지를 쓰는 나무 너와와 켜가 있는 청석판을 쓰는 청석 너와의 두 가지가 있다. 보통은 나무로 만든 것을 너와로 부른다. 진안군 백운면 노촌리영모정이 너와를 사용하여 지은 건물이다.

귀틀집은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귀를 맞추어 쌓아 올려서 벽을 만들고 그 위에 너와·굴피·화피 등으로 지붕을 이은 집을 말한다. 귀틀집은 풍부한 목재와 정교한 기술이나 도구 없이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하여, 산간 지대의 화전민들 사이에 오늘날까지 옛 모습 그대로 전하여지고 있다. 진안군 백운면 노촌리 비사랑 마을에 귀틀집이 한 채 남아 있다.

[누정]

누정은 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마룻바닥을 지면에서 한층 높게 지은 다락식의 집을 말한다.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함께 일컫는 명칭으로 정루(亭樓)라고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누(樓)·정(亭)·당(堂)·대(臺)·각(閣)·헌(軒) 등을 일컫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진안군에 현존하는 누정으로는 개안정, 고무정, 만취정, 수선루, 쌍계정, 쌍벽루, 영모정, 우화정, 추월정, 충목정, 태고정, 하정각, 학남정 등 13개 있다. 폐정(廢亭)은 구은정, 군자정, 냉냉대, 능허각, 대선루, 만회정, 매산정, 명월당, 백운정, 삼우당, 성심정, 수각, 영파정, 구은정, 용호정, 이락정, 이수정, 주홀헌, 청풍각, 탁사당, 풍호정, 하추정, 환벽정 등 23개가 있다.

[강정리 근대 한옥]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근대 한옥은 1924년에 건립되었다. 건립자는 전영표이며 현 소유자는 그의 3대 손(孫) 전희준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진입로 양측으로 정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우측 정원에 작은 연못이 있다. 안채는 동남향이며, 동쪽에는 사랑채가 안채와 직각 방향으로 자리하고 맞은편에 헛간채가 있다. 사랑채는 본래 대문 좌측에 있었으나 1970년대에 현 위치로 이건하였다. 사랑채가 있는 곳에는 장독대와 우물이 있었다.

진안 강정리 근대 한옥은 본래 앞뒤로 실이 구성되어 있는 겹집형 평면이었다. 부엌 뒤에 방이 있듯이 안방 뒷칸에는 뒷마루가 있었고, 웃방 뒷칸도 칸을 나눠 작은 방이 있었다. 또한 부엌의 바닥은 구들의 구조상 전면 토방보다 낮았다. 한 켠에는 칸을 막에 땔감을 저장하는 나무광을 만들고 안방에서 부엌 쪽으로 2층에 오르내리는 계단이 있었다. 하지만 부엌을 입식으로 개조하며 계단을 없애고 지금은 이동 사다리를 놓고 오르내린다. 사랑채는 5칸의 일자집이다. 가운데 칸은 간살을 좁게 하여 부엌을 만들고, 양쪽으로 2칸의 창고와 2개의 방을 만들었으며, 헛간채에도 방 하나가 있다. 집은 근대 시기 농촌 주택으로서는 보기 드문 2층집으로 풍수적 내용과 지역 민가 양식이 혼합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한옥의 근대화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가옥이다.

[강정리 전명권 가옥]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마을에 있는 전명권 가옥은 마을 앞 큰길과 가운데 진입로에 있다. 건축 연대는 대략 1950~1960년으로 추정된다. 주위에 담장을 쌓아 마당을 구획하고 안마당 뒤쪽에는 남향하여 안채를 배치했다. 안채 동쪽에는 문간채가 있고 맞은편에 헛간채가 있어 전체적으로 ‘ㄷ’자 형 배치를 이룬다. 본래는 안채 맞은편에도 아래채가 있어 네 채의 건물이 마당을 중심으로 배치되는 소위 4동 중정형 배치를 이루었으나 아래채가 있던 자리에는 현재 텃밭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본래의 대문 대신 큰 길과 면한 남쪽에 새롭게 대문을 내고 이쪽으로 출입한다. 이 지역의 보편적인 4칸형 평면 구조로 3칸 반겹집 또는 겹집형 평면에서 웃방 하나가 더 있는 구조이다.

[오늘날 진안군의 주거 현황]

2011년 3월 현재 진안군의 총 가구수는 1만 2771세대로 집계되었다. 진안읍이 4,876세대로 가장 많고, 상전면이 480세대로 가장 적다. 진안군의 주거도 많은 변화를 거쳐 도시화, 현대화되었다. 새마을 운동 시기 슬레이트·함석·기와 등으로 지붕 개량을 하였고, 점차 양옥 형태로 새롭게 신축한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진안읍 내에도 1986년부터 다세대 주택인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현재 1,219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면 단위 마을의 주택을 살펴보면 대부분 대문, 마당, ‘ㅡ’자 형 주택, 창고나 축사 등의 부속 건물로 이뤄져 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마루에 밀창문을 달거나 주택 전면에 비닐을 치며, 벽돌로 개보수를 하여 바람을 피하도록 한 집들이 많다. 화장실, 욕실, 부엌 등을 주택 안으로 들여 생활하고 있는 가구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방형 마루에 아궁이를 사용하는 집이 드물게 발견된다. 한편, 오늘날 진안군에 귀농 귀촌인이 많아지면서 생태 건축 집짓기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귀농 귀촌인들이 진안으로 이주하여 새로 신축한 환경 생태형 주거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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