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와 쥐」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801751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집필자 김성식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2003년 8월 15일 - 「매미와 쥐」 채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3년 - 「매미와 쥐」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에 수록
채록지 동창리 -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지도보기
성격 설화
주요 등장 인물 매미|쥐
모티프 유형 개미와 배짱이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에서 매미와 쥐를 의인화 하여 전해오는 이야기.

[개설]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에서 전해오는 「매미와 쥐」 설화는 ‘개미와 배짱이’류의 우화이다. 매미는 양반으로 여름 내내 놀며 보내고, 서생원은 열심히 곡식을 모은다. 겨울이 와 양식이 떨어진 매미가 서생원한테 양식을 얻으려고 하지만 거절당하고 먹을 것이 없어 지금도 아침 이슬만 받아 먹으며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채록/수집 상황]

「매미와 쥐」는 2003년 8월 15일에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번데기에서 황인덕이 주민 전난정[여, 90세]으로부터 채록하여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에 「매미와 쥐」라는 제목으로 수록하였다. 전난정 구연자는 이야기 구연 목록이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구사할 수 있는 유능한 화자이다. 나이에 비해 기억력이 매우 좋으며 끈기 있게 이야기를 계속하자 청중도 이에 호응해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중간에 필요한 참견을 하여 분위기를 돋우고, 조사자가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내용]

매미는 양반이고 쥐는 생원이다. 양반인 매미는 여름 내내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음풍농월(吟風弄月)로 시절을 보낸다. 반면에 서생원인 쥐는 근면 성실함으로 한시도 쉬지 않고 곡식을 모아서 광을 채워 놓는다. 계절이 바뀌어 겨울이 오자 양식이 다 떨어진 매미는 의관 정제를 하고 서생원한테 가서 비굴한 모습으로 ‘배가 고파서 왔다’며 양식을 얻고자 한다. 이에 서생원은 ‘여름철에 나무 그늘에서 풍월만 읊더니 양식이 없냐’고 비웃으며 거절한다. 그 뒤로 매미는 먹을 것이 없어서 아침 이슬을 받아먹고 산다. 즉 매미가 이슬을 먹고 사는 까닭은 여름 내내 빈둥댄 탓이고, 서생원이 양식을 빌려주지 않아서라고 한다.

[모티프 분석]

이 설화는 ‘개미와 배짱이’와 같이 동물을 의인화하고, 근면 성실함을 권장하는 동일한 주제 의식의 우화이다. 다만 ‘개미와 배짱이’ 우화와 다른 것이 있다면 매미를 양반으로 설정하여 그들의 허위의식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과 매미의 생김새와 섭성에 대한 속설을 토대로 매미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왕의 모자가 매미의 날개를 형상화한 ‘익선관’이란 데서 착안해 ‘메밀껍데기로 관을 쓰고’라는 식으로 조롱하고 있으며, 매미의 날개 모양을 일종의 우비인 도롱이를 입은 모습으로 표현해 ‘보리 꺼끄랭으로 도롱이를 입고’라고 풍자하고 있다. 또한 매미는 이슬만 먹고 산다는 속설을 끌어다 매미가 이슬만 먹고 살 수밖에 없었던 연유로 그럴듯하게 치환하고 있다. 종합하면 매미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상징이면서 이슬만 받아먹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인과응보이다. 동시에 양반에 대해서 골계적으로 풍자함으로써 기층민의 서민 의식이 담겨 있는 우화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반면에 쥐는 12지신의 첫 자(子)에 해당될 정도로 긍정적이다. 민속 상징에서 쥐는 근면성과 다산성이 핵심이다. 쥐는 부지런하고 근면해서 ‘쥐띠는 부지런하다’는 속신으로 확장된다. 또 쥐는 저장하기를 좋아해서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자로 산다’는 속설이 있고, 숨겨 놓은 재물인 복장(伏藏)을 지킨다고 해서 쥐를 눈여겨보는 습속도 있으며, 쥐가 금은보화와 재물을 모아둔 설화도 전승되고 있다. 쥐에 대한 이러한 속신 때문에 길조어도 전해진다. 즉 ‘꿈에 쥐가 달아나면 기쁜 일이 생긴다.’거나 ‘쥐띠는 밤에 태어나야 잘 산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렇듯 「매미와 쥐」 설화는 해당 곤충의 생김새와 습성, 또 민속 세계에 속신으로 전승되고 있는 민속 상징을 모티프로 하여 근면함과 성실함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양반들의 허위의식을 풍자함으로써 기층민의 성숙한 서민 의식도 엿볼 수 있는 설화라고 하겠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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