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공주시 이인면 용성리에서 축성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2년 구중회가 충청남도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에서 채록하여 『공주민속』에 수록한 것이다. 제보자는 내산리 이장이다.

[내용]

옛날 백제 때에 공주시 이인면 작골산 속에 노파와 남매가 살고 있었다. 그들 남매는 누나와 무술이 뛰어난 무룡이라는 동생으로, 아름답고 지혜가 넘쳐 부러워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하루는 남매가 산 속에서 무술 연습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나가 무룡에게 내기를 청했는데, 낭자는 이곳에서 성을 쌓고 무룡은 나막신을 신고 서울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무룡이 먼저 다녀오면 누나가 죽어야 하고, 누나가 먼저 성을 쌓으면 동생인 무룡이 죽어야 하는 것을 약속으로 했다.

노파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서 마음을 졸이기 시작했다. 이튿날 시간은 다 되어 가는데 아들은 서울서 돌아오지 않고 딸은 성을 거의 쌓게 되자 노파는 망설였다. 반드시 둘 중에 하나는 잃게 되는 데 마음은 갈팡질팡했다. 망설이던 노파는 결국 아들을 살리기로 하고 딸이 돌을 주우러 만수리로 간 것을 보고는 팥죽을 열심히 쑤어서 딸에게로 갔다.

멀리 치마에 돌을 가득 담아오는 딸을 보고 노파는 마음이 아팠지만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딸에게 “네 동생은 그만 못 오는가 보다”라며 배가 고플 테니 팥죽 좀 먹고 하라고 했다. 누나는 배가 고프던 중에 팥죽을 맛있게 먹고 조금 있으니 무룡이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누이는 탄식을 하고 동생의 승리를 축하해주고는 못다 지은 성터에 올라 치마를 쓰고 혀를 깨문 채 떨어져 죽었다. 노파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기절해 죽고 말았다. 무룡은 두 주검을 고이 묻어주고 후에 검술을 열심히 연마해 높은 벼슬을 한 후 옛날 자기의 어리석은 내기를 크게 뉘우쳤다는 이야기다.

[모티프 분석]

오뉘의 힘겨루기 전설의 유형을 보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비록 어머니의 비겁한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아들의 승리로 마감한다. 아들이 더욱 권력적이라는 현실 때문에 어머니의 안신(安身)과 이익을 위하여 딸을 죽도록 만들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요컨대 「용성리 축성 전설」 역시 남매로 표상되는 대립 세력의 분열과 갈등을 상징하는 것이며, 어머니는 남매간의 대립을 확대하면 어머니는 중립에서 강자 편으로 기울어진 민중의 마음을 대변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