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마을
-
김병탁 씨의 머릿속에는 나고 자란 각산1리 온 마을이 구석구석 훤하다. 골목골목 집이 몇 채나 있는지, 그 집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또 지금은 사라져 버린 옛날의 마을 풍경은 뭐였는지까지. 산골마을 골짜기 골짜기마다 무엇이 있고 이름은 무엇인지. 심지어 그 이름의 유래까지……. 마을의 토박이로서 그의 고향 사랑은 그의 기억만큼이나 특별하다. 2009년 현재 마을 입구에...
-
양력으로 매월 15일과 30일은 각산1리 노인회 회원들이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날이다. 약 10여 년 전부터 칠곡군 행정과에서 소액이지만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동네 마을회관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시는 것이다. 음식 준비는 노인회 할머니들이 하시는데, 매해 두 명을 당번으로 정한다. 당번을 맡은 할머니는 총 24번의 음식을 준비해야 하기에 할머니들 중 연...
-
각산1리는 두 개의 저수지를 경계로 북쪽의 산골마을과 서당·재실이 많은 남쪽의 선비마을로 나뉘는데, 인구수에 비해 실제 분포 면적은 다른 마을들에 비해 넓다고 할 수 있다. 선비의 글소리가 사라진 오늘도 천혜의 자연은 살아남아 각산을 빛내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각산1리 북편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비룡산이다. 비룡산에는 대흥사와 비룡사, 약사불원 등 3개의...
-
퉁지미마을 에는 현재 대흥사와 비룡사 두 곳을 제외하고 세 가구가 살고 있다. 그리고 그 퉁지미마을에는 산을 닮아 넉넉하고 깊은 품을 가진 김병탁 씨가 산다. 김병탁 씨는 경주김씨로 5대째 각산1리에 살고 있다. 산골에서 살다 보니 서당에서의 추억보다는 산에서의 추억이 더 많다. 김병탁 씨 역시 14~15세 무렵 마을 서당에 다니며 천자문을 배운 적도...
-
2009년 현재 서치마을에는 인동장씨네가 종갓집까지 해서 너덧 집이 있다. 그 서치마을에서 장상문 옹은 종갓집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어른들의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고 한다. “7남맨가 그랬는데, 끝이라노니께 우리 누님이 나보다 일곱 살 더 먹었는데,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장(늘) 업고 댕겼어, 날. …… (중략)…… 쪼맨할(어릴) 적에 귀염 받았지, 나는 막내고 이래 노으니께(...
-
선비마을이라 마을에서 주민들끼리 어울려 놀아 본 적이 없다는 아랫마을과 달리, 서치마을의 경우 인동장씨 네가 몇 가구 살기는 하지만 산에 올라가 기우제도 지내고 정월 대보름 달집도 태우는 등 1년 내내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서치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장상문 옹이, 해방되기 전에는 마을에 심한 가뭄이 들면 무제라고 하는 기우제를 지냈는데, 해방이 되고 차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