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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501975
한자 語彙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경상북도 청도군
집필자 배혜진

[정의]

경상북도 청도 지역에서 여러 종류의 특정한 언어 체계가 가지고 있는 어휘소의 총체.

[개설]

단어 하나하나를 어휘(語彙)라고 일컫는 일이 있으나, 단어는 어휘를 구성하는 자료일 뿐이다. 여러 종류의 특정한 언어 체계가 가지고 있는 어휘소(語彙素)의 총체가 그 언어 체계의 어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어휘소는 직접적으로 의미와 대응되는 기본적인 단위이며, 구체적으로는 보통 말하는 단어(單語)가 중심이 되고, 단어보다 하위 단위인 형태소(形態素)가 포함된다. 또한 단어보다 상위 단위인 구(句)도 전체로서 하나의 사물과 대응하거나 한 사물의 존재·상태·움직임 등을 대표한다면 문장의 기본 단위가 된다는 점에서 역시 어휘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생활 양식, 감정, 사고의 방식과 그 영역, 그리고 그들의 생활 환경에 따라 각각 의미의 체계를 달리하는 각 언어의 사용자들에게 필요 적절한 자료[어휘소]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각 언어 체계가 가지는 어휘의 체계이다. 그러므로 청도 지역어의 어휘는 청도 지역 사람들의 생활 양식, 감정, 사고의 방식과 영역, 생활 환경에 따라 형성된 어휘 체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에서 멀어질수록 언어 개신(改新)이 느리게 나타기 때문에 지방으로 갈수록 고형(古形)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청도 지역을 포함한 경상북도 지역은 통일 신라 시기까지 언어의 중심지였다가 고려의 건국과 함께 변방으로 밀려났다. 그래서 비교적 언어적 보수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청도 지역어의 어휘적 특징을 어휘 체계의 규칙으로 설명하기란 어렵지만, 여타 방언과 달리 고형을 유지하고 있는 어휘들이 많다는 것을 그 특징으로 뽑을 수 있겠다.

[어휘상의 특징]

『한국 방언 자료집』에 조사된 많은 어휘들을 살펴보면 청도 지역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어휘를 찾아볼 수는 있다.

(1) 바다 생선 [햇물] [hEnːmul]

지느러미 [날개미] [nalgEmi]

가시 [삐가지] [p’igaji]

우렁이 [소라고디이] [soragodiŋi]

다슬기 [사고디이] [sagodiŋi]

달팽이 [할매고디이] [halmEgodiŋi]

[덜피이] [t∃lpʰiŋi]

모기 [머구] [m∃gu]

장구벌레 [물빨거이] [mulp’alg∃i]

지렁이 [꺼개이] [k’∃k’Eŋi]

[지ː리이] [ciːriŋi]

회충 [꺼개이] [k’∃k’Eŋi]

[휘충] [hʷicʰuŋ]

(1)에 제시된 명사들은 청도 지역에서만 사용되는 특이한 어휘들이다. ‘바다 생선’을 ‘햇물’, ‘지느러미’를 ‘날개미’, ‘가시’를 ‘삐가지’로 사용한다. 특히 청도 지역에서는 ‘우렁이’를 ‘소라고디이’, ‘다슬기’를 ‘사고디이’, 달팽이를 ‘할매고디이’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세 단어에 모두 ‘고디이’라는 공통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우렁이, 다슬기, 달팽이는 모두 껍데기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모기’는 ‘머구’, ‘장구벌레’는 ‘물빨거이’라는 어휘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렁이’와 ‘회충’을 모두 ‘꺼개이’라고 부른다는 특징이 있다.

(2) ㄱ. 춥-다 [칩따] [cʰipt’a]

[춥따] [cʰupt’a]

추위 [추비] [cʰubi]

ㄴ. 더위 [더비] [t∃bi]

청도 지역어가 포함된 경상북도 방언의 어휘적 특징으로 옛말의 ‘ㅸ’ 소리가 ‘ㅂ’ 소리로 바뀐 단어가 많다. (2)ㄱ.과 같이 청도 지역어에서는 표준어의 ‘춥다’가 ‘칩따, 춥따’로, ‘추위’가 ‘추비’로, (2)ㄴ.과 같이 ‘더위’가 ‘더비’로 사용되는 것이 그 예이다.

[조어상의 특징]

청도 지역어에서는 조어법상 합성 동사는 중세 국어의 형식과 마찬가지로 ‘동사 어간+동사 어간’ 형식으로 실현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한국 방언 자료집』에서 해당하는 예를 보이면 (3)과 같다.

(3) 일어서기 (싫다) [일라기] [illagi]

(주머니 속을) 뒤져 보았다 [디비바ː따] [tibiibaːt’a]

청도 지역어가 포함된 경상북도 방언의 조어적 특징으로 접미사 가운데 다른 방언보다 ‘-앙이/엉이/앵이’, ‘-랭이, -악지, -애기’이 생산성이 높다. 『한국 방언 자료집』에서 해당하는 예를 보이면 (4)와 같다.

(4) ㄱ. 고양이 [고ː내기] [koːnEgi]  -애기

ㄴ. 미꾸라지 [미꾸래이] [mik’urEŋi]  애ŋ이

청도 지역에서는 (4)ㄱ.과 같이 ‘고양이’에 접미사 ‘-애기’가 결합되어 ‘고내기’로 실현됨을 알 수 있다. 또한 (4)ㄴ.과 같이 ‘미꾸라지’에 접미사 ‘-앵이[애ŋ이]’가 결합되어 ‘미꾸래이’로 실현됨을 알 수 있다.

(5) ㄱ. 올챙이 [올그체이] [olgɨcʰɛŋi]

소금쟁이 [소금재이] [sogʉmjEŋi]

ㄴ. 굼벵이 [굼ː비이] [kuːmbiŋi]

달팽이 [덜피이] [t∃lpʰiŋi]

청도 지역에서는 (5)ㄱ.과 같이 ‘올챙이, 소금쟁이’의 받침 ‘ㅇ’이 탈락되어 ‘올채이, 소금재이’로 실현되는 특징이 있다. (5)ㄴ.도 (5)ㄱ.과 마찬가지로 받침 ‘ㅇ’이 탈락되는데, 그 전에 ‘굼벵이, 달팽이’의 ‘에, 애’가 ‘이’로 고모음화가 되어 ‘굼빙이, 달핑이’가 된 후 탈락이 이루어진다는 것이 특이하다. 이는 청도 지역을 포함한 경상북도 방언에서 흔히 나타나는 고모음화 현상과 관련이 있다.

[어휘 체계상 특징]

청도 지역어를 포함한 경상북도 방언은 다른 방언 간의 어휘 체계적인 측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6)은 중부 방언의 시간 계열어, (7)은 경상북도 방언의 시간 계열어, (8)은 청도 지역어의 시간 계열어이다.

(6) 중부 방언의 시간 계열어

긋그제-그제-어제-오늘-내일-모fp-글피-그글피-그그글피

(7) 경상북도 방언의 시간 계열어

저아래-아래-어제-오늘-내일-모래-저모래

(8) 청도 지역어의 시간 계열어

저아레-아레-어지-오늘-내일-모래-저모래-네모레

(7), (8)을 통해 청도 지역어가 경상북도 방언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없다. 다만 경상북도 방언에 공백으로 제시된 ‘그글피’가 청도 지역어에서는 ‘네모레’로 실현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네모레’는 ‘내일’과 ‘모래’의 합성어일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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