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청도 출신의 문신.

[가계]

본관은 밀양(密陽). 자는 생만(生晩), 호는 경양재(景陽齋). 고려 봉익대부 밀직 부사 박양언(朴良彦)의 후손으로, 두촌 박양무(朴揚茂)의 10세손이며, 일청재 박호(朴虎)의 5세손이다. 할아버지는 박선장(朴宣章)이고, 아버지는 장릉 참봉(莊陵參奉) 박지현(朴之賢)이며, 어머니는 참봉 전유장(全有章)의 딸이다. 부인은 좌랑 배명윤(裵命胤)의 딸인 분성 배씨(盆城裵氏)이고 슬하에 박중채(朴重采)와 박중형(朴重炯) 형제를 두었다.

[활동 사항]

박태고(朴太古)[1656∼1704]는 24세 때 아버지를 이어 송시열의 거제 적소(謫所)에 찾아가 수학하였고, 1699년(숙종 25) 사마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서 수학하였다. 그때 사계 김장생(金長生)의 문묘 종사 문제로 공론이 크게 일자 김간(金侃)·이희정(李喜鼎) 등의 반대 상소에 맞서 재종형 박사고(朴師古)·박상고(朴尙古)를 비롯한 영남 유생들과 함께 변무소(卞誣疏)를 올렸다. 결국 “종향(從享)의 전(典)이 중대하니 척사존현(斥邪尊賢)이 옳다.”라는 비답을 얻어내어 김장생을 문묘에 종사케 하는 데 성공하였다.

1702년(숙종 28)에 이숙(李䎘)의 천거로 준원전 참봉(濬源殿參奉)에 오르고, 다음해에 장녕전 참봉(長寧殿參奉)이 되었다.

[학문과 저술]

송시열이 죽자, 고향인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로 돌아와 자양산 아래에 경양재(景陽齋)를 짓고 은거하면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주자서 연구에 몰두하였다. 도행과 문학으로 이름이 높아 이조 판서 민진원(閔鎭遠)·좌의정 이건명(李健命)·좌의정 이이명(李頤命)·영의정 유상운(柳尙運)·부제학 최창대(崔昌大)·판중추부사 조상우(趙相愚)·우의정 최규서(崔奎瑞)·홍문관 제학 민진후(閔鎭厚)·대사간 남구만(南九萬)·우의정 민진장(民鎭長)·이상국(李相國) 등과 더불어 교유하여 왕복 서찰이 많이 남아 있다. 성균관 대사성의 물망에 올랐으나 48세로 요절하자 이건명이 몹시 애통해하여 그의 만사(輓詞)에 “북쪽 대궐에는 천은이 중한데 남쪽 고을에는 도학의 스승을 잃었다.”라고 썼다.

저서로는 『경양재집』3권 2책이 있다. 이 책에는 김장생을 문묘에 종사할 것을 주장한 내용인 「사계 김 선생 변무동소록(沙溪金先生卞誣同疏錄)」이 실려 있다. 박태고는 이 글에서 김장생이 저술한 『경서변의(經書卞疑)』·『근사록석의(近思錄釋疑)』·『상례비요(喪禮備要)』·『의례문해(疑禮問解)』 등을 소개하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상례비요』와 『의례문해』는 “주자가 종결하지 못한 예설의 경전을 연구한 다음 제설(諸說)을 종합하고 이를 시대와 절차에 적합하게 편저한 것인데, 이는 전현들이 하지 못했던 동방 예학의 집대성으로서 그 공적이 주자를 능가한다.”라고 김장생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묘소]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양원리 방각산 내용원곡에 있다. 예조 판서 김종한(金鍾漢)이 쓴 묘비문이 있다.

[상훈과 추모]

1844년(헌종 10)에 부친 박지현과 아들 박중채와 더불어 지산 서원(芝山書院)에 배향되었으며, 사우(祠宇) 상청사(尙淸祠)에도 배향되었다. 대사간 강태중(姜泰重)의 상향 제문과 입재 송근수(宋近洙)가 쓴 행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