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801709
이칭/별칭 「베틀 노래」,「베 짜는 소리」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유형 작품/민요와 무가
지역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동향면 자산리
집필자 김월덕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채록 시기/일시 2010년 2월 6일 - 「베틀가」 김영이로부터 채록
채록 시기/일시 2010년 2월 23일 - 「베틀가」 성영애로부터 채록
채록지 원강정 마을 -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대야길 54[강정리 128]지도보기
채록지 대야 마을 회관 - 전라북도 진안군 동향면 대야길 54[자산리 613-1]지도보기
성격 노동요
형식 구분 연속체
박자 구조 4·4조[4음보]
가창자/시연자 김영이[여, 1934년생]|성영애[여, 1930년생]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에서 부녀자들이 베를 짜면서 부르던 노동요.

[개설]

베 짜는 일은 주로 부녀자들이 담당했던 노동이기 때문에 「베틀가」에는 여성의 생활상과 의식 세계가 잘 반영되어 있다. 전국에 분포되어 있으며 「베틀 노래」 또는 「베 짜는 소리」라고도 한다.

[채록/수집 상황]

「베틀가」는 한국학 중앙 연구원 어문 생활 연구소와 안동 대학교 민속학 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한 ‘한국 구비 문학 대계 개정·증보 사업’ 전북 조사팀이 2010년 2월 6일 마령면 강정리 주민 김영이[여, 1934년생]와 2010년 2월 23일 동향면 자산리 주민 성영애[여, 1930년생]로부터 채록하였다. 한국학 중앙 연구원에서 지원하는 한국 구비 문학 대계 웹 서비스[http://gubi.aks.ac.kr/web]에 「베틀 노래」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어 조사 자료 텍스트와 연동되는 디지털 음원을 들을 수 있다.

[구성 및 형식]

「베틀가」는 4·4조의 4음보 율격의 연속체 가사로 되어 있다. 베 짜기가 주로 여성 혼자서 하는 노동이기 때문에 독창으로 부르며 긴 노랫말을 음영조로 부른다.

[내용]

베 짜기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일이기 때문에 베를 짜면서 부르는 노래도 긴 사설로 서사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성영애가 부른 「베틀가」 ①은 전국에 퍼져 있는 일반적인 베틀 노래와 같이 시작된다. 천상의 선녀가 지상에 내려와 옥난간에 베틀을 놓고 베를 짜는 상황을 가정하고 베틀의 각 부분의 명칭을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그 부분을 이용해 베를 짜는 과정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베틀가」 ①은 베 짜는 여인을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로 설정하여 베 짜는 상황에 대한 묘사도 매우 환상적이다. 베 짜는 과정에 이어서 나오는 부분은 정성껏 짠 베로 남편에게 옷을 지어주려 하지만 서울로 과거 보러 갔던 남편이 죽어서 돌아온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후반부 남편의 죽음 부분이 본래 없는 것인지 혹은 가창자가 망각으로 빠뜨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베틀가」 ①이 선녀가 등장하는 허구적인 세계를 드러내고 있다면, 김영이가 부른 「베틀가」 ②는 ‘선녀’ 대신 ‘베 짜는 아가씨’나 ‘신사’ 등 현실 속의 인물이 등장하고 비유적 표현 방법도 「베틀가」 ①에 비해서 사실적이다. 「베틀가」 ①은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던 베틀 노래이고, 「베틀가」 ②는 전통적 베틀 노래의 근간 위에서 근대 이후에 좀 더 현실적이고 단순화하여 변형된 노래로 보인다.

1. 「베틀가」 ①[가창 : 성영애]

월강[월궁]에 놀던 선녀가 할 일이 전혀 없어/ 옥황께 급제하고 인간께 정배 와/ 옥난간에 나라배 와 옥난간에다 베틀을 놓고/ 가로쇠를 꼽으니 백룡이 화목하네/ 바디라 하는 것은 만고군사를 거느리고/ 낱낱이 헤나리는 게 바디로다/ 안즐개를 돋워놓고 그 위에 앉은 양은/ 한패 속 재남질삼 과개(科擧)한 듯 높이 앉았구나/ 부테를 둘르고 말코를 돋우찬 양은/ 만리장성 허리 안개 두른 듯이/ 외용고부 쳇통발은 남해산이가 무지갠가 북해산이 전둘렀네/ 나삼을 부여잡고 바디집을 치는 양은 천산배용 울리는 소리/ 북이라 넘나드는 건 오뉴월 창오기가 알을 품고/ 은하수로 목욕하러 다니는 넋이로다/ 삼형제라 잉앳대는 만고군사를 거느리고 체체로 늘어섰네/ 눌림대 홀애비는 강태공의 낚숫댄가 유슬공의 장긴떳네/ 비개미 추스르는 양은 황객이 쟁금 들고/ 팔만 중중 달라들어 만선배가 헤치는 듯/ 이형제라 사침대는 만고군사를 거느리고 좌체로 늘어섰네/ 용두머리 우는 양은 칠월이라 칠석날에 짚신쟁이/ 임을 잃고 임 부르는 넋이로다/ 외을끈 철기신은 은끈에다 목을 걸고 통곡하는 넋이로다/ 안암산 도토마리 자리자리 뒤넘는 양은/ 생관이 잠들었다 깨달은 넋이로다/ 배뱅배때기 늘어지는 양은 만선배/ 모든 중에 걸침대 뒤는 소리/ 베틀이라 채린 이삼 일 만에 옥잠을 빼어들고/ 구부구부 재는 양은 삼백 년 묵은 노황룡이/ 구름비를 모둬서 구부치는 넋이로다

2. 「베틀가」 ②[가창 : 김영이]

오늘날도 하심심하여 베틀이나 놓아볼까/ 앉을개 위에 올라 앉아보니/ 베틀다리는 사형젠데 요내 몸 다리는 형제로다/ 부테라고 하는 것은 귀목나무 껍데기라/ 체라고 하는 것은 무지개 죽은 넋이던가 둥그름하게도 잘 박혔네/ 부디집 탕탕 치는 소리 질 가는 신사가 발맞춰 간다/ 잉앳대는 삼형젠데 눌림대는 독신이라/ 용두머리라 하는 것은 두만강의 낚수댄가/ 오르락내리락 잘도나 간다/ 배개미라 하는 것은 이 새 저 새를 갈라주고/ 도토마리라 하는 것은 삼천만 군사를 거나리고/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끄실신은 팔자가 좋아 아가씨 뒤꿈치에 다 녹아난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전통 사회에서 여성들은 길쌈 노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였다. 베틀에 앉아 밤늦도록 베를 짜는 일은 다른 길쌈 노동과 함께 여성들의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였기 때문에 베짜기를 하며 부른 「베틀가」에는 여성 특유의 체험과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다.

[현황]

옷감 제작 방법이 현대화되면서 오늘날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옛 방식으로 베를 짜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베틀가」는 사설이 길어서 전체 내용을 기억하는 가창자가 흔치 않고 기억하더라도 파편화된 경우가 많다.

[의의와 평가]

「베틀가」는 여성들이 베를 짜면서 노동의 고단함을 잊고 자신들의 삶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서 부른 노래이다. 베틀 각 부위의 명칭과 관련된 비유나 베 짜는 상황에 대한 상세한 묘사에서 「베틀가」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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