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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복에 산다」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801745
한자 -福-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작품/설화
지역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집필자 김성식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2003년 10월 11일 - 「내 복에 산다」 채록
수록|간행 시기/일시 2003년 - 「내 복에 산다」 『진안 지방의 구전설화집』에 「내 복으로 먹고 산다는 딸」이라는 제목으로 수록
채록지 외오천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오천리 지도보기
성격 성공에 관한 광포 설화
주요 등장 인물 막내딸|거지|친정아버지
모티프 유형 분리|입사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오천리 외오천에서 전해오는 쫓겨난 딸이 사회적 성공을 거둔 후 거지가 된 아버지를 만나 보살피며 산다는 이야기.

[개설]

진안군 진안읍에서 전해오는 「내 복에 산다」는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광포 설화이다. 「내 복에 산다」 유형의 설화는 「숯 굽는 총각」이라는 제목으로도 전승, 조사된다. 다만 진안군의 설화는 서사 단락에 있어서 일반적 타입과 좀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쫓겨난 막내딸이 산 속으로 들어가 숯 굽는 총각을 만나는 게 일반적이라면 진안군 설화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동냥하는 거지를 만난다는 점에서 다른 구성을 보인다.

총각을 만난 후에도 숯 굽는 총각한테는 적극적으로 혼인하자며 여성이 주도적인 주체성을 보이는 반면에 진안군에서는 이런 대목이 누락되거나 약화되어 나타난다. 또 숯 굽는 총각의 숯막에 갔을 때 이맛돌이 모두 금덩어리라는 것을 발견하는 데 비하여 진안군에서는 거지 남편한테 집에 올 때는 뭐든 들고 오라고 시키고, 이때 들고 온 돌이 금덩어리라는 점이 다르다.

거지 잔치를 하여 아버지와 상봉하고 그 이후의 장면에서는 진안군 설화의 서사 진행의 구체성이 갑자기 약화되면서 맺어지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즉 일반적 형태로는 모녀가 상봉한 뒤에 아버지가 과오를 뉘우치는 대목, 막내딸이 자신의 집 근처에 집을 지어 친정 부모를 모시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데 반해서 진안군 설화에서는 상봉과 함께 딸이 아버지를 위해주는 장면에서 그치고 만다. 이 설화의 도입부에서도 아버지가 세 딸을 불러 모아놓고 각각 질문을 하는 대목이 생략된 채 막내딸에게 묻는 대목부터 시작하고 있어서 다른 딸과 셋째 딸과의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채록/수집 상황]

「내 복에 산다」는 2003년 10월 11일에 진안군 진안읍 오천리 외오천 주민 오영례[여, 74세]로부터 채록하여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에 「내 복으로 먹고 산다는 딸」이란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채록 당시 오천리에서 유능한 이야기꾼을 찾자 근방 주민들이 입을 모아 그 동네 구멍가게 주인인 오영례를 추천하였다. 오영례를 찾아가자 매우 반갑게 맞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주로 민담류를 구연했는데 조사자가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전에 알아서 구연하곤 했다. 많은 이야기를 들은 뒤에 조사자가 ‘제 복으로 먹고 사는 딸’ 이야기를 여쭤보자 바로 구연해 주었다. 큰애기 때 들은 이야기라며 아직도 ‘상계수~’하는 부분은 잊어버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내용]

아버지가 하루는 세 딸을 모아 놓고 ‘누구 복으로 먹고 사냐?’고 물었다. 첫째와 둘째 딸은 모두 ‘아버지 복으로 먹고 산다’고 하였으나 셋째 딸은 ‘내 복으로 먹고 산다’고 대답하였다. 아버지는 괘씸하게 여기고 막내를 집에서 쫓아냈다.

집에서 쫓겨난 셋째 딸은 어느 곳을 지나다가 동냥하는 거지를 보고서 그가 맘에 들어 그 사람을 따라갔다. 그렇게 살림을 차린 뒤에 남편한테 ‘집에 올 적마다 뭣이라도 한 가지씩 가지고 오라’고 일렀다. 그러자 남편은 집으로 들어올 때마다 돌을 들고 왔는데, 각시가 보니 금덩어리였다. 부엌에 갔더니 솥을 걸어 둔 부석돌도 금덩어리였다. 각시는 돌을 하나씩 빼주면서 ‘살 사람이 반드시 온다’고 하면서 장에 가서 팔아오라고 시켰다. 아닌 게 아니라 ‘웬 금덩이냐’며 사가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렇게 장에 가서 몇 개를 팔아서 결국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된 셋째 딸은 새로 집을 짓고 대문을 달면서 목수한테 대문을 열 때마다 ‘상계수~’라는 소리가 나도록 부탁했다.

그 사이에 친정아버지는 거지가 되어서 동냥을 다녔다. 그러던 중 어느 집 대문을 여니 ‘상계수~’라는 셋째 딸 이름이 들렸다. 하도 이상해서 몇 번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중에 딸이 나와서 아버지와 상봉하였다. 아버지는 딸을 붙잡고 ‘니 복으로 먹고 산다는 말이 맞구나’라며 울었다. 딸은 아버지를 정성껏 봉양하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내복에 산다」는 ‘복진 며느리’와 함께 여자가 남자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님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설화이다. 「내복에 산다」의 핵심 모티브는 ‘분리와 입사(入社)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존재는 항상 남성에 종속되거나 희생과 헌신의 모습으로만 등장한다. 병든 남편을 구하기 위해 자기 살점을 도려내는 아내나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위해 고행을 마다하지 않는 바리데기, 남동생의 미래를 위해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인 ‘오뉘 힘겨루기’의 누이 등이 그런 예에 해당된다.

그러나 「내복에 산다」는 아버지라는 남성의 권위를 부정하고 집을 나와 ‘분리’ 과정을 거친 뒤, 금덩어리를 발견함으로써 사회적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세계로 ‘입사’하게 된다. 이는 아버지에 대한 부정을 통하여 분리를 성취하고, 사회적 주체로 거듭난 막내딸이 사회적 입문 과정을 성공적으로 거친 뒤, 이제는 오히려 아버지라는 남성을 보살핌으로써 사회적 전복을 이루어내면서 결말을 짓고 있다.

이 설화에는 ‘숯 굽는 총각’ 모티프가 ‘동냥하는 거지 총각’으로 변형되어 나타나고 있다. 또 심청가에서 부녀 상봉을 위해서 맹인 잔치를 벌이듯이 거지가 된 아버지를 예상하고 거지 잔치를 벌인 뒤 부녀가 상봉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티프인데 반해서 이 작품에서는 ‘소리 나는 대문’이라는 모티브를 통해서 부녀 상봉이 이루어지는 점에서는 매우 독특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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