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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을 하는 한국 고유종, 감돌고기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800006
한자 托卵-韓國固有種-
분야 지리/동식물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기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서식지 감돌고기 -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지도보기

[개설]

감돌고기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에 서식하는 잉어과에 속하며 금강 상류·만경강에서만 발견되는 한반도 고유 어종이다. 탁란 특성을 가진 감돌고기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민물고기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고, 우리나라의 민물고기를 어떻게 분류하고 있는지 현행 분류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

민물고기는 천어(川魚)·담수어(淡水魚)라고도 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汽水)에서 일생을 보내는 물고기, 강물에서 살다가 알을 낳기 위해 바다로 가는 뱀장어, 부화 후 자어기(子魚期) 만을 기수에서 보내고 나머지를 강물에서 보내는 은어도 포함된다.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기와 자어기를 민물에서 보내는 연어 무리도 그 모천(母川)이 강물이므로 민물고기이다. 일반적으로 민물고기와 바닷물고기는 서식하는 기간이 긴 쪽의 장소를 기준으로 구별한다.

한편, 산란기가 되면 강물에서 바다로 들어가는 뱀장어 무리를 강하어(降河魚)라 하고, 성장기나 산란기가 되면 바다에서 강물로 올라가는 연어 무리와 은어·칼상어·다묵장어 등을 소하어(溯河魚)라고 한다. 소하형 물고기 중에서도 바다로 가지 못하고 강과 호수에서 일생을 보내는 종류를 육봉형(陸封型)이라고 한다. 홍송어는 연지송어의 육봉형이고, 산천어는 송어의 육봉형이며, 곤들매기는 살베송어의 육봉형으로 모두 동일종이다.

민물고기의 체액은 담수에 비해 삼투압이 높기 때문에 항상 몸 안으로 수분이 침투한다. 이를 조절하기 위하여 신장은 혈액 중에서 수분을 흡수해 많은 양의 묽은 오줌을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한다. 이와 반대로 바닷물고기는 농도 높은 오줌을 조금씩 배출한다.

민물고기는 중요한 식량자원일 뿐 아니라 지질학과 고생물학 및 생물 진화의 연구에서 흥미 있는 대상이다. 이들 민물고기는 전체 물고기 종류의 약 10%이다. 한국에 알려진 민물고기는 약 147종으로 한국산 전체 물고기의 약 6%이다. 지구상의 총 민물고기는 물고기 전체인 약 2만 종의 25%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우리나라의 민물고기는 약 212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외국의 경우까지 포함한다면 민물고기는 약 5,000~1만 종에 육박한다. 국내의 민물고기 212종 중 북한에 서식하는 4종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고유종은 총 61종으로, 전체 민물고기 어종 중 2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고유 민물고기 61종 중 한국에서만 분포하는 고유종 57종은 멸종된 서호납줄갱이 외 한강납줄개, 각시붕어, 묵납자루, 칼납자루, 임실납자루, 줄납자루, 큰줄납자루, 가시납지리, 감돌고기, 가는돌고기, 쉬리, 참중고기, 중고기, 긴몰개, 몰개, 참몰개, 점몰개, 어름치, 왜매치, 꾸구리, 돌상어, 흰수마자, 모래주사, 돌마자, 여울마자, 됭경모치, 배가사리, 금강모치, 버들가지, 치리, 새코미꾸리, 얼룩새코미꾸리, 참종개, 부안종개, 미호종개, 왕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 북방종개, 기름종개, 줄종개, 수수미꾸리, 종수수치, 눈동자개, 꼬치동자개, 미유기, 자가사리, 퉁가리, 퉁사리, 젓뱅어, 사루기, 꺽지, 동사리, 얼룩동사리, 점줄망둑, 큰볏말뚝망둥어 등이 있다.

북한에서만 분포하는 고유종 4종은 칠성말배꼽, 압록자그사니, 두만강자그사니, 자치이다.

이 중 천연기념물은 황쏘가리, 어름치, 무태장어, 열목어, 미호종개, 꼬치동자개 6종이고, 「환경부 야생 동물 보호법」멸종 위기 어종은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1급 민물고기인 감돌고기, 흰수마자, 퉁사리, 꼬치동자개, 미호종개, 얼룩새코미꾸리 6종과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2급 민물고기인 칠성장어, 다묵장어, 묵납자루, 임실납자루, 꾸구리, 가는돌고기, 돌상어, 모래주사, 가시고기, 잔가시고기, 둑중개, 한둑중개 12종이 있다.

「환경부 자연 환경 보전법」에 의한 보호 야생 어류는 다묵장어, 묵납자루, 모래주사, 두우쟁이, 부안종개, 꺽저기, 좀수수치 등 7종이다.

[진안 지역의 물고기 분포]

용담면 송풍리에 갈문망둑, 주천면감돌고기, 부귀면 세동리긴몰개. 마령면 동촌리꺽지, 부귀면 신정리에 누치와 밀어, 상전면 주평리에 대농갱이, 진안읍 죽산리돌마자, 진안읍 구룡리에 쉬리, 마령면 강정리에 쏘가리 등이 대포적인 진안 지역의 민물고기이다.

[감돌고기]

흔히 돌쭝어, 도꼬모자, 쭌칭이 등의 방언으로 알려진 감돌고기는 7~10㎝ 정도 길이에 몸은 옆으로 약간 납작하다. 몸 옆으로 중앙에 긴 검정 줄무늬가 있고 지느러미에도 검정색 반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1935년 금강 황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후 금강 상류에 분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1970년 이후 만경강과 웅천에서도 감돌고기가 분포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감돌고기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의 수심 30~90㎝인 곳에 있는 바위 틈이나 돌이 있는 곳에서 주로 작은 수서 곤충을 먹고 산다.

[탁란(托卵)은 무엇인가?]

탁란(托卵)은 새, 물고기, 곤충 등에서 볼 수 있는 기생의 한 형태로, 다른 종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종으로 하여금 새끼를 기르게 하는 것이다.

탁란을 하는 새로는 유라시아와 오스트리아에 서식하는 뻐꾸기, 아메리카의 카우새[Molothrus속]·검은머리오리, 아프리카의 천인조속·벌꿀길잡이새과 새 등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뻐꾸기는 붉은머리 오목눈이의 둥지에 알을 낳은 후 둥지를 떠나고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자신의 새끼와 뻐꾸기 알을 함께 부화시켜 자랄 때까지 돌본다.

어류의 탁란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1986년 아프리카의 탕가니카 호수에 서식하는 어류로부터 처음으로 탁란 현상이 보고되었다.

대부분의 탁란을 하는 새는 알을 맡기는 종을 하나씩 정하고 있지만, 다섯 종 가운데 네 종은 여러 종류의 새에게 알을 맡길 수 있다. 뻐꾸기의 경우 암컷 하나하나는 종을 정하고 탁란을 하지만, 그 종이 개체마다 차이가 있어 종 전체적으로는 여러 종을 숙주로 삼고 있는 셈이다. 알의 색·무늬 숙주로 삼는 종은 모계 유전 한다. 탁란을 하는 벌이나 등에도 있다.

[감돌고기 탁란 현상의 발견]

군산 대학교 해양 생물 공학과 어류 연구팀이 2003년 감돌고기와 가는 돌고기 탁란의 진화 방향성에 대한 단서를 최초로 제공하면서 세계적으로 학술적 가치가 큰 연구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산 대학교 해양 생물 공학과 이흥헌은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의 탁란에 대한 7년간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들 어류의 탁란 유형을 통계 자료와 함께 제시하고 자손 번식을 위한 전략적 진화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

이흥헌은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는 세계적으로 국내 하천에만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으로 감돌고기는 전라북도 금강 상류와 만경강, 충청남도 웅천천에 분포하였으나 웅천천의 감돌고기는 1990년 후반부터 자취를 감추었다. 가는돌고기는 한강 상류 수계에만 분포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2003년 전북 대학교 김익수 교수 연구팀에 의해 꺽지 산란장에 대한 감돌고기의 탁란이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2004년에 이완옥에 의해 가는돌고기도 탁란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감돌고기꺽지 산란장에 대한 탁란 과정을 보면 먼저 산란장 주인인 꺽지가 돌 표면을 깨끗이 청소한 후 암컷을 유인하여 크고 노란 알을 산란 후 수정시킨다. 수정이 끝난 후 수컷 꺽지는 산란장을 보호하며 알 주변에 접근하는 수서 곤충이나 다른 어류들로부터 알을 보호한다. 감돌고기꺽지의 산란이 끝난 직후부터 꺽지 산란장에 자신의 알을 낳기 위해 30~40마리씩 모여서 꺽지 산란장을 침범한다.

꺽지는 자신의 산란장을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감돌고기를 쫓아 보지만 그 숫자가 너무 많아 역부족이다. 꺽지 산란장 주변을 맴돌던 암컷 감돌고기가 산란장 내로 진입하면 수컷 감돌고기들도 뒤 따라 산란장 내로 들어가 암컷이 낳은 알 위에 방정하고 수정이 이뤄진다. 2~3일 동안 수십 차례의 탁란 과정을 거친 후 감돌고기 무리는 산란장을 떠난다.

이후 꺽지 수컷은 자신의 알과 감돌고기의 알에 지느러미로 산소를 공급해주면서 알에 접근하는 적들로부터 알을 보호하고 부화시킨다. 꺽지의 알이 부화하는데 14일 정도 소요되며 감돌고기의 알은 약 10일 정도 소요되어, 감돌고기가 먼저 부화하게 된다. 부화한 감돌고기 치어들은 부화 즉시 산란장을 떠난다.

감돌고기의 탁란에서 보듯이 이러한 번식 전략은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에서 자신들의 안전한 자손 번식을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지켜온 매우 효율적인 산란 방법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탁란이 이루어진 산란장을 보호하는 꺽지 수컷을 제거했을 때, 산란장 내의 알은 하루 만에 갈겨니를 비롯한 다른 어류와 수서 곤충들에 의해 모두 먹혀버렸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을 심사한 국립 해양 생물 자원관의 최승호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에 서식하는 잉어과 어류 3종인 감돌고기, 돌고기, 가는돌고기의 독특한 탁란 유형 비교를 통해 어류 탁란의 진화 방향성에 대한 단서를 최초로 제공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학술적 가치가 큰 연구 결과이다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논문을 지도한 군산 대학교 최윤 교수는 “희귀한 습성을 가진 우리의 토종 물고기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가 인위적인 서식 환경 변화에 의해 사라져 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잉어과인 돌고기도 같은 방식으로 꺽지에게 기생 산란을 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뻐꾸기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는 탁란 장면[『한겨레 신문』 1995년 12월 15일 1면]이 촬영된 적은 있지만 물고기 탁란 현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다.

이 지역에서 민물고기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최승호는 “물고기의 탁란 현상은 1986년 아프리카 탕가니카호에 사는 한 어종의 사례가 학계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돌고기가 꺽저지에 탁란한다는 사실이 1994년 일본에서 확인되는 등 매우 드물게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전북 대학교 생물학과 김익수 교수[어류 생태학]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금강과 만경강 상류에서만 살고 있는 희귀 어종인 감돌고기의 번식 비밀이 처음으로 확인돼 학술적으로 연구 가치가 높다”며 “하지만 마지막 서식지인 운일암·반일암 계곡 마저 국민 관광지 조성 공사로 환경이 파괴될 위기에 놓여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감돌고기 보호 노력]

감돌고기는 보호 어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지난 3월 여름철 관광지로 잘 알려진 전라북도 진안군의 운일암·반일암에 수중보 설치 공사가 진행되자 이 지역 환경 단체가 멸종 위기종인 감돌고기에 대한 위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적이 있었다. 감돌고기에 피해가 예상되는 이유를 하나하나 지적한 이 환경 단체의 노력으로 공사는 일시 중단되었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 감돌고기의 피해 영향을 줄이기 위하여 공사 규모를 축소 또는 변경하는 조건으로 공사는 재개되었다.

1980년대 충청남도 보령의 웅천에서 조사된 결과를 보면 웅천 전역에 감돌고기가 우점종으로 나타날 정도로 큰 집단들이 살고 있었는데, 1990년 쯤 웅천 상류의 보령댐 공사에 따른 탁류로 서식 환경이 달라지면서 감돌고기는 웅천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만경강 상류에서도 감돌고기가 드물지만 살고 있었는데, 모래 채취 공사가 빈번해지면서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감돌고기 집단 서식으로 아주 좋은 조건을 지닌 금강 상류에도 대청댐과 용담댐이 들어서면서 대부분의 자연 서식지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운일암 반일암과 같은 일부 계류에만 작은 집단이 남아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감돌고기의 서식지를 파괴한다고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군 행정에서는 감돌고기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담수보를 설치함에 있어 서식지를 보존하며 관광지 개발 공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을 밝히고, 전북 대학교 자연 과학 대학 김익수 교수를 초청하여 자문을 구했다.

김익수 교수는 “감돌고기는 4월 15일에서 20일까지 늦어도 5월 초에 산란 시기를 맞는다”며 “물속 바위 밑에 산란 하는 감돌고기에게 시멘트 공사와 탁류는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또 “감돌고기는 물속 돌에 붙은 미생물이나 물 속에 사는 곤충을 잡아먹고 사는데 담수보 공사의 탁류는 부착조류를 덮어 영양분을 생산하는 장소가 없어져 먹이 연쇄가 무너진다.”며 “물속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익수 교수에 따르면 “하천의 생태계를 강조하는 것은 다른 곳에 살지 않는 감돌고기가 살고 있다는 것과 환경부에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보호 어류 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관리를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용담댐을 막아 운일암 반일암 계곡으로 피난 온 감돌고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 지역에만 있다는 자부심을 같고 보호한다면 귀중한 유물이 될 것.”이라는 말과 “운일암 반일암 뿐만 아니라 진안 지역 내 다른 지역도 조사해 보아야겠다.”고 밝혔다.

환경부에서는 감돌고기를 붉은 박지, 노랑부리 백로, 구렁이 등과 함께 멸종 위기 동물 제1호로 지정한 바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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